40평 아파트 인테리어

25년 된 아파트 인테리어, 먼저 해야 할 건 공간보다 ‘사람’에 대한 설계였다– 예쁜 집보다 ‘나에게 맞는 집’을 만드는 과정

slow-tour 2025. 8. 3. 18:00

25년 된 아파트를 리모델링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보통 “이 집 얼마나 예쁘게 바꿀 거야?”라고 묻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먼저 한 질문은 이거였어요.
“이 집에서 누가 살고, 어떻게 살고 있는가?”

실제로 리모델링을 준비하면서,
저는 평면도보다 먼저 우리 가족의 생활 루틴을 정리했습니다.
단순히 예쁜 자재를 고르고 조명을 바꾸는 게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 맞게 공간을 다시 설계하는 것,
그게 진짜 리모델링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죠.

 

이 글은 25년 된 40평대 아파트를 리모델링하면서 직접 느낀 '사람 중심 인테리어 설계의 중요성'에 대해
경험을 바탕으로 진솔하게 정리한 글입니다.

 

40평 아파트 인테리어 설계

 

1. 집은 건축물이 아니라 ‘생활의 흐름’이었다

건축적으로 봤을 땐 4개의 방, 2개의 욕실, 하나의 거실과 주방이 있는 40평대 아파트였지만
저에게 이 집은 전혀 다른 기준으로 다가왔어요.

  • 가족들은 어떤 시간대에 어디서 머물까?
  • 가족들이 자주 마주치는 공간은 어디인가?
  • 나는 하루 중 어디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가?
  • 청소, 식사, 휴식, 수납은 어떤 동선으로 움직이는가?

이 질문들을 통해 평면도를 다시 보니
방의 위치보다 생활 흐름에 맞는 구조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고,
기존 구조에서 벽 하나를 없애거나 배치를 바꾸는 게
생활 만족도를 확 바꾸는 핵심 요소라는 걸 경험하게 되었어요.

 

2. 생활 루틴을 먼저 그려야 설계 방향이 나온다

아무리 고급 자재를 써도,
내 생활 방식에 맞지 않으면 불편한 집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리모델링 설계를 시작하기 전,
우리 가족의 하루 루틴을 정리해봤어요.

시간대 활동 구성원 필요한 공간

오전 6시 출근 준비 남편 주방, 욕실
오전 10시 세탁 및 집안일 아내 전체공간
저녁 6시 가족 식사 전원 주방, 거실
밤 10시 휴식 부모 안방, 거실
주말 TV/게임, 청소 전원 거실, 각 방, 복도


이 표를 만든 후 설계를 보면
방 위치나 가구 배치, 조명 위치까지 자연스럽게 결정됩니다.
저는 이런 방식으로 ‘공간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의 집 설계를 실현할 수 있었어요.

 

3. 리모델링은 ‘불편을 해결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많은 분들이 예쁜 벽지, 트렌디한 가구에 집중하지만
실제로 살면서 체감하는 만족도는
“예전보다 얼마나 덜 불편해졌는가?”입니다.

예를 들면,

  • 현관에서 손 씻는 루틴 → 현관 근처에 세면대 설치 고려
  • 물걸레 청소를 자주 함 → 직배수형 로봇청소기 자리 확보
  • 콘센트 위치로 불편함 겪음 → 자주 사용하는 위치에만 집중적으로 배치

이렇게 기존의 불편을 하나씩 해결해가는 과정이 바로 리모델링의 본질이더라고요.

 

4. 사람을 설계하면, 공간은 따라온다

저희 집은 결과적으로

  • 무단차 구조 + 밝은 우드톤 바닥
  • 서랍형 싱크대 + 키큰장 포함한 가전 설계
  • 가족 회의로 정한 조명 밝기와 색온도
  • 서재방엔 집중력 높은 조도 + 차분한 톤
    으로 마감되었습니다.

이 결과는 트렌드를 따라한 게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먼저 설계한 결과물이었어요.

 

5. 리모델링을 준비하는 분들께

디자인을 고민하기 전에
✅ 가족들의 루틴을 분석해보세요.
✅ 하루 일과를 시간대별로 나눠서 종이에 적어보세요.
✅ 그동안 불편했던 점을 리스트로 만들어보세요.

이 세 가지만 해도
공간의 크기나 자재의 종류보다 더 중요한 설계 방향을 잡을 수 있고,
나에게 맞는 집, 가족 모두에게 편안한 공간이 만들어집니다.